• ▲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2005년 이상문학상 시상식에서 아버지 한승원씨와 함께 사진을 찍은 모습. ⓒ 연합
    ▲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2005년 이상문학상 시상식에서 아버지 한승원씨와 함께 사진을 찍은 모습. ⓒ 연합
    "세상이 꼭 발칵 뒤집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장흥에 거주 중인 한승원 작가는 11일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딸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소식을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며 '당황했다'고 밝혔다.

    한 작가는 "(노벨상 측이) 뜻밖의 인물을 찾아내 시상한 경우들이 많이 있었다"며 "뜻밖에 우리 강이가 탈지도 몰라 만에 하나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어도 전혀 기대를 안 했다"고 말했다.

    한 작가는 딸 한강 작가가 10일 오후 7시50분쯤 스웨덴 측으로부터 전화로 수상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시간은 노벨문학상 발표 시점인 오후 8시(한국시간) 직전이다.
     
    한 작가는 "그래서 그 사람들(노벨위원회)이 무서운 사람들이다. 그러니까 (한강 작가가) 그 기쁨을 엄마·아빠한테도 말할 기회가 없이 전화를 받고 그랬는가 보더라"라고 설명했다.

    한 작가는 딸의 문학세계에 대해 "한국으로서는 비극이지만 그 비극은 어디에 내놔도 비극은 비극인데, 그 비극을 정서적으로 서정적으로 아주 그윽하고 아름답고 슬프게 표현한 것"이라고 평했다.

    이어 한 작가는 "'채식주의자'부터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작가라고 아마 이야기된 것 같아요. 그리고 그다음에 '소년이 온다'가 나왔고, 그다음에 '작별하지 않는다'… 광주하고 4·3이 연결이 되면서 국가라고 하는 폭력, 세상으로부터 트라우마를 느끼는 그런 것들에, 여린 인간들에 대한 어떤 사랑 같은 것, 그런 것들이 좀 끈끈하게 묻어 나지 않았나. 그것을 심사위원들이 포착한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한 작가는 그러면서 "강이 소설은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 하나하나가 다 명작들이다. 이게 고슴도치는 내 새끼가 예쁘다고 그래서 그런 것만은 아닐 것"이라며 자랑스러워했다.

    한 작가는 현재 전남 장흥군에 '해산토굴'이라는 이름의 집필실을 지어 기거하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1939년 장흥 태생인 한 작가는 1968년 등단해 장편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 '초의' '달개비꽃 엄마', 소설집 '새터말 사람들', 시집 '열애일기' '달 긷는 집' 등을 펴냈다. 이상문학상·현대문학상·김동리문학상 등을 받았다. 

    올 초에는 자전적 장편소설 '사람의 길'(문학동네)를 펴내는 등 왕성히 집필활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