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지역 풍력발전단지조성 반대대책위원회가 '순천시의회의 조례 개악 시도'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대책위는 전날 순천시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순천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가 조례 개정안 논의를 당장 중단하고 순천시의원들이 이성적 판단으로 안건 상정을 거부할 것"을 촉구했다.
김영진 순천시의원(현 의회운영위원장)은 지난 4월 '순천시 도시계획조례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주민 의견 청취 부족 등을 이유로 '보류' 됐다.
당시 개정 안에는 "풍력 발전시설은 도로와 5호 이상 주거 밀집 지역, 축사로부터 각각 2000m 이내에 입지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현행 규정에 "2000m 이내 지역으로서 주민참여형 사업으로 추진하고 입지 장소까지의 거리 내 모든 실거주 세대의 동의가 있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는 단서 조항이 추가 됐다.
순천시의회는 11일 제282회 임시회를 개최한다.
하지만 이번 회기에 풍력 발전 안건은 상정되지 않는다.
이향기 순천시의원(도시건설위원장)은 "11일 오후 2시 풍력발전 찬·반 주민들이 참석하는 간담회에서 의견을 청취할 계획으로 의견 종합 후 다음 회기 상정 여부를 검토한다"고 전했다.
김영진 의원은 "처음에 풍력발전 개정 조례 안을 낸 것은 주민들의 청원이 들어와서 받아준 것으로, 찬·반 여론이 있기 때문에 반대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방안 여부 등을 시의회 전문위원들에게 검토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고 밝혔다.
순천지역은 해룡면을 제외한 10개 읍·면 모두에 16기의 풍황계측기(風況計測器)가 세워지고 10개 업체가 발전사업 허가를 얻어 385.9MW라는 육상 풍력으로는 전국 최대규모 단지 조성이 가능하다.
이미 월등면 계월리에 운영하고 있는 풍력발전기와 같은 규모의 130여 기가 순천 외곽에 세워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대책위는 "풍력발전기의 소음과 저주파로 인한 주민 건강이 우려된다"며 "땅과 산이 훼손되는 것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인 생태수도 순천을 파괴하는 괴물로 다가올 것이다"고 비판했다.
또 대책위는 "송광면 구룡리의 경우 풍력발전기로부터 승남중학교는 1.1km, 송광초등학교까지는 1.4km에 불과해 어린 학생들까지 학습권과 건강권을 침탈당하게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민 참여형'으로 풍력발전기 건설비용 일부를 주민이 충당한다는 것인데, 1기를 세우는 데 120억원으로 10기가 예정됐으니까 1200억"이라며 "주민이 무슨 돈이 있어 가능할지 의문이고 오히려 사업자가 주민 명의를 빌려 대출해서 충당하려는 의도 아니겠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손용권 대책위원장은 "풍력 발전기 제한거리 2km는 주민 건강을 지키는 생명선"이라며 "제한거리를 줄이고 완화하려는 시도 그 자체가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대책위는 이같은 순천시의회 규탄 입장문을 기자회견 직후 순천시의회를 대리한 서승환 의정팀장에게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