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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오른쪽)전남 장흥군수와 한승원 작가가 최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따른 기자회견에 나서고 있다. ⓒ 장흥군
김성 장흥군수가 한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와 장흥 출신인 아버지 한승원 작가를 기념하는 '부녀 문학기념관'을 건립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김 군수는 최근 장흥군 안양면 해산토굴 앞 정자에서 축하 기자회견을 통해 "장흥은 한강 작가가 어린시절부터 시간을 보내며 문학적 정서를 형성한 곳이다.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한승원, 한강 작가의 부녀 문학기념관을 건립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한강 작가가 장흥에서 태어나지 않았지만 아버님의 끼를 이어받아 오늘의 영광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문학의 고장인 장흥이 이러한 맥을 잘 살린다면 문학 고장으로서 품격이 높아지고 융성하는 계기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흥은 길 장에 흥할 흥 이라는 뜻이다. 언제 어느 기회에 이러한 뜻이 실현될까 고민했다"고 전했다.
김 군수는 "수상 소식을 접한 뒤 한승원 선생과 한강 작가를 통해서 길장(長)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게 됐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한강 작가의 아버지 고향에서 모든 사람들이 선망하는 노벨문학상이 나왔다는 것은 장흥군민과 대한민국의 경사이자 영광"이라고 밝혔다.
함께 기자회견에 나섰던 아버지 한승원 작가는 "너무 갑작스럽고 당황스러워 가짜뉴스라고 생각했다"며 "딸의 문장은 섬세하고, 아름답고, 슬프다. 그런 느낌을 잘 살린 번역가를 만나 세계적인 작가로 알려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상으로부터 트라우마를 느끼는 것들, 여린 인간에 대한 사랑, 그런 것들이 작품에 끈끈하게 묻어있는데, 그것을 심사위원들이 포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돼지를 잡아 마을잔치를 하려고 했다가 취소했다"며 "딸이 지금 세계 곳곳이 전쟁 중인데 축하 잔치를 해서는 안된다고 했기 때문이다"고 언급했다.
한강의 부친인 한승원 작가는 그의 고향인 전남 장흥에 '해산토굴'을 짓고, 30여년 가까이 작품 활동과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장흥이 고향과도 다름없는 한강은 지금도 아버지가 생활하고 있는 장흥을 방문해 작품구상과 휴식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흥군민도 한강의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일제히 축하하고 나섰다.
거리에는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수십 장의 플래카드가 걸렸고 한강 작가의 수상 소식을 화제로 올렸다.
한편 장흥군은 국내 최초 '문학관광기행특구'로 지정되며 한승원, 이청준, 송기숙, 이승우, 위선환, 김영남, 이대흠 등의 걸출한 문학인을 배출하며 문림의 고장으로 이름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