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사적 '광양 마로산성' 성벽 붕괴

국가사적 제492호인 전남 광양의 마로산성 일부가 붕괴돼 당국이 복구에 들어갔다.

8일 광양시에 따르면, 최근 광양시 용강리 마로산성 성벽 일부가 무너졌다는 주민 신고가 광양시에 접수됐다.

광양시 관계자는 즉시 현장을 확인하고 국가유산청에 보고하는 한편 현장 접근 차단시설을 등을 설치해 주민 접근을 통제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일 담당 국장을 파견해 현지 조사를 마쳤다.

성벽이 무너진 곳은 북측 성벽 중앙 부근으로 가로 6.5m, 세로 2.5m가량으로 파악됐다. 

성벽은 지난 6월 말 쏟아진 집중호우를 견디지 못하고 1일 오전 3시쯤 무너져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성벽 붕괴 지점은 지난 4월 붕괴 전 흔하게 나타나는 '성벽 배부름' 현상이 관측되면서 지속적으로 붕괴 위험이 제기됐다.

배부름 현상이란 성곽 내외부의 물리적 힘에 인해 성벽의 윗돌이 아랫돌 앞으로 불룩하게 튀어나오는 현상을 말한다.

마로산성은 배부름 수준이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양시는 전수검사 예산을 국가유산청에 요청한 바 있다. 

검사 전 성벽 붕괴가 발생함에 따라 전문가 자문을 받아 보수에 들어간 상태다.

하지만 국가유산청 예산 확보 문제 등으로 복구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광양시 관계자는 "보수 범위를 결정하기 위해 전문가 의견을 기다리고 있다"며 "전문가 의견에 따라 최대한 관련 절차를 빠르게 진행해 보수 설계를 마치고, 추가 붕괴 여부 등도 지속적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강수량에 따라 추가 붕괴 우려도 있으니 마로산성에서 산책하는 시민이나 방문객 등의 주의가 요구된다"며 "붕괴 지점 인근을 피하고 혹시 성벽 중간이 부풀어 오르는 배부름 현상이 보이면 가까이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마로산성은 국가사적 제492호로 6세기 백제 때 만들어져 통일신라시대인 9~10세기에도 사용됐다. 임진왜란 당시 관군과 의병이 주둔해 왜군과 격전을 벌인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