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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승하 기자ⓒ
전남 여수 앞바다에 계속된 한파로 저수온에 따른 양식 어류 집단 폐사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살붙이나 다름 없는 참돔 등 소중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으니 어부들은 큰 시름에 빠진 상태다.
지난 여름 고수온에 겨울 저수온까지 덮친 터다.
지역경제의 침체 장기화로 소비가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양식 어류 사육을 위한 부대비용 상승 등으로 지역어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74어가에서 약 317마리의 양식 어류가 집단 폐사했다는 저수온 추정 신고가 접수됐다.
감성돔·참돔·돌돔·조기 등의 집단 폐사로 인한 지역 양식 어가의 피해액만 무려 8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여수시의 뒤늦은 대응이라는 지적이다.
여수시는 어류 집단 폐사의 원인 규명을 위해 남해수산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저수온 취약 품종인 조기의 출하 유도를 비롯해 어류 양식장 현장 지도 점검, 저수온기 어장 관리 요령 교육 등을 추진하고 있다.
양식 참돔의 소비 촉진을 위한 판매 촉진에도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뒤늦은 대책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양식 어류의 집단 폐사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서 여수 가막만 등 해역에서는 2022년에 2어가 7400만 원, 2023년에 55어가 4억4500만 원 등 저수온 피해가 연이어 발생한 바 있다.
지난해 여름 고수온으로 인한 피해 후유증이 채 가시지도 않은 지역 어가들도 상당수에 달한다.
당시 여자만·가막만·거문도 등지에서 고수온에 약한 조피볼락(우럭)을 중심으로 여수지역 442 양식 어가에서 268억5800만 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했었다.
이처럼 여수지역에서 저수온과 고수온에 따른 양식 어민들의 피해가 거의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상황이다.
어민들은 관계 기관에 불안감 해소책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여수시나 전남도, 정부 등은 머리를 맞대고 지역 어가들의 반복되는 피해 예방을 위한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어가들은 사후 '찔끔 보상'이 아닌,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