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트롤 어선 승선원 구조하는 여수해경 ⓒ 여수해경
    ▲ 트롤 어선 승선원 구조하는 여수해경 ⓒ 여수해경
    전남 여수 하백도 인근 해역에서 139t급 대형 어선이 침몰해 10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14명 승선원 중 구명뗏목에 탑승한 4명만 현재까지 생존했다.

    그런데 현지 기상악화로 한때 난항을 보였던 수색은 야간에도 이어지고 있다.

    9일 오전 1시 41분쯤 여수시 삼산면 하백도 약 17㎞ 해상에서 항해하던 제22서경호가 갑자기 레이더에서 사라졌다고 선단 어선이 신고했다.

    사라진 어선에는 한국인 8명, 베트남인 3명, 인도네시아인 3명 등 총 14명의 승선원이 있었다.

    해경은 즉시 각급 구조본부를 가동해 가용세력을 총출동시키고, 주변 민간 어선에도 지원을 요청했다.

    승선원 가운데 10명을 구조·발견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4명은 사망, 1명은 의식불명 상태다. 나머지 5명은 실종됐다.

    선장 A(66)씨는 구명뗏목에서 구조됐으나 사망했다. 

    조리장·기관장·갑판장은 각각 해상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모두 사망 판정을 받았다.

    수중에 있는 선체 인근에서 인양한 의식불명자 1명은 현재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베트남 국적 2명, 인도네시아 국적 2명 등 4명은 생존했다.

    실종자 5명은 통신장·항해사·기관사·선원 등으로 추정되는데, 일부는 사고 직전 선체 내에 남아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선원들은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해경은 파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 수색 당국은 현재 조명탄을 쏘며 경비함정 21척, 항공기 4대, 유관기관 4척, 해군 3척, 민간 어선 15척 등을 동원해 야간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해상에는 바람과 파도가 거세 수색에 난항을 겪었다.

    선박 실종 신고 당시 사고해역 기상 상황은 바람 초속 12∼14m, 파고 2.5m, 수온 10.7도 등이었으며 수심은 80m가량이었다.

    사고해역 주변에는 초속 10∼12m 강풍이 불고 2.5m 높이 너울성 파도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7시 52분쯤에는 현장을 수색하던 해경 고속단정이 침수와 엔진 정지 끝에 뒤집히면서 탑승한 해경 6명이 바다에 빠졌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3시 54분쯤에는 유관기관 합동 수색 중 해군 수중 무인탐지기(ROV)를 활용해 침몰 중인 서경호를 발견했다.

    최초 사고 위치로부터 남서쪽 약 370m, 수심 80m 지점에서 '제22서경호'라고 적힌 선체가 확인됐다.

    수색 당국은 이로부터 약 19m 떨어진 바다 속에서 실종자 1명도 발견해 인양했다.

    사고 수습을 위해 해양수산부는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했다. 

    행정안전부도 대책지원본부를 가동했다.

    전남도, 부산시, 여수시 등도 각각 대책·수습 본부를 구성해 지원에 나섰다.

    이에 대해 여수해경 관계자는 "유관 기관과 긴밀한 협조 체제를 갖추고, 구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수색·구조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사고원인을 본격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