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석유화학업체 등 여수지역 기업들은 새해 1분기 경기가 암울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수상공회의소가 지역 내 186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조사(BSI) 결과 '58.6'로 조사됐다.
기업 경기체감지수 기준값인 100보다 낮은 값으로 코로나19 창궐 시기인 2020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체감경기로 조사됐다.
여수국가산단의 주력인 석유화학업종은 중국발 공급 확대, 중동의 COTC(Crude Oil To Chemical) 설비 가동 예고 등 글로벌 공급 과잉 이슈에 중국을 비롯한 세계경제의 수요 둔화 흐름이 더해지면서 체감경기가 계속 하락하는 추세가 지속됐다.
여수국가산단 석유화학 주요 기업의 경우 유례 없는 실적 부진과 누적 손실로 생산라인 일부 중단, 공장 매각 등 지역산업의 주요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연말·연초에 발표되는 플랜트 신·증설과 대규모 설비 교체 등 시설투자·재투자를 위한 자본적지출(CAPEX) 등이 전무한 상황이 더해져 플랜트·건설업종을 비롯 여수지역 산업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초래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 업종도 석유화학 경기 불황이 지역 경기 전반의 침체로 이어지면서 인력 감축이나 신규 채용 축소 등 고용 감소에 대한 불안감과 지역상권·소상공인·서비스업 등에서의 소비활동 저하에 대한 우려심 등이 부정적 견해로 이어졌다.
조사 결과 '2025년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대외 리스크 요인'으로는 트럼프 2기 통상정책(25.3%), 유가·원자재가 변동성(16.0%), 수출·산업경쟁력 약화(13.3%), 중국 내수 침체(13.3%), 전쟁 등 지정학 긴장 장기화(10.7%), 고환율 기조(10.7%), 세계 공급망 재편·블록화(9.3%), 기타(1.3%) 순이었다.
'2025년 한국 경제 회복을 위해 중점을 둬야 할 경제정책분야'로는 수출 확대 및 공급망 강화(33.3%), 인플레이션 관리(22.7%), 기업 부담 입법·규제 완화(16.0%), 가계·기업 부채 관리(12.0%), 미래전략산업 지원 강화(8.0%), 성장잠재력 확대(5.3%), 탄소중립·에너지 안보(2.7%) 순으로 조사됐다.
기업경기전망 조사와 함께 이뤄진 '지역경제 관련 영향 조사' 항목 중 '2025년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대내 리스크 요인'으로는 물가 변동성 확대(27.8%), 경제·사회 양극화 심화(25.0%), 건설·부동산시장 위축(20.8%), 고령화 등 내수 구조 약화(11.1%), 가계부채 심화(9.7%), 기업 부담 입법 강화(2.8%), 노사 갈등 리스크(1.4%), 기타(1.4%) 순으로 조사됐다.
여수상의는 지역 주요 산업의 부정적 흐름으로 소비 심리 위축, 민간 소비 회복 부진 등의 여파 속에 국내 정치 이슈(비상계엄사태)로 인한 환율 폭등, 투자 위축 등 경제적 충격 효과도 체감경기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여수상공화의소 관계자는 "과거 석유화학 업황 특성상 5~8년간 경기 사이클에 편승한 일시적 불황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며 "중국발 공급 과잉, 중동 COTC 가동, 경기 불황에 따른 수요 둔화 등 수요와 공급 차원의 구조적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인식 확산과 고착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익성과 경쟁력이 낮은 범용 제품군의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등 기술 혁신을 통한 경쟁력 확보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할 필요가 있다"면서 "여수·울산·대산 등에 소재한 범용설비(NCC 설비) 운영 주체의 통합으로 중복 투자, 관리 비용 절감 등 범용 제품의 채산성을 개선하는 방안도 정부의 제도적 특단의 지원 속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