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된지 60년이 돼 노후도가 심각한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사진)의 중대사고 사상자가 국가산단 중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재관(충남 천안을) 국회의원이 한국산업관리공단으로부터 받은 '국가산단 중대사고 현황'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5년간 여수산단에서 13건의 중대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
사고로 12명이 숨지고 21명이 다치는 등 3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중대 사고는 사망, 재산 피해 1억원 이상, 유해화학물질 누출(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 기준)에 해당한다.
이 같은 사상자 수는 전국 20개 국가산단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다.
여수산단에 이어 울산 미포 22명(사망 13명·부상 9명), 서울 디지털 21명(사망 4명·부상 17명), 울산 온산 18명(사망 6명·부상 12명), 경남 창원 16명(사망 11명·부상 5명) 등 순이었다.
중대 사고가 많은 여수산단이 있는 전남에는 안전 전담 인력이 2명뿐이었다.
이와 관련 여수 국가산단 변전소 청소 작업을 하던 50대 작업자가 6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실제 여수경찰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3시 10분쯤 여수산업단지 변전소에서 애자(전기절연장치) 물청소를 하던 50대 노동자 A씨가 6m 아래로 추락했다.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하청업체 직원인 A씨는 물청소 작업을 마치고 방호벽을 내려오던 중 발을 헛디뎌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당시 A씨는 안전모는 착용하고 있었으나 안전 고리 등 별도의 추락방지장치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작업은 한국전력공사가 발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현장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현장 관리자 등을 대상으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적용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재관 의원은 "중대 사고가 발생한 국가산단 대부분이 노후 산단으로 밝혀졌다"며 "안전 전담 인력 증원과 안전 관리시스템 점검 등 노후 산단의 중대사고 예방대책에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