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군이 군정 핵심사업으로 추진하다 중단된 '우주랜드' 조성 과정에서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업체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승계시켜 122억원의 예산을 낭비했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7일 감사원에 따르면 고흥군은 지난 2014년부터 봉래면 일원에 총 사업비 560억원을 투입했다.
이 사업비는 국가 우주사업의 핵심인 나로우주센터 등 우주 과학시설과 남해안의 천혜 관광자원을 연계하는 우주랜드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고흥군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된 A업체가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등 시행 조건을 이행하지 못하자 2015년 7월말 B업체로 우선 협상대상자 지위승계를 승인했다.
그러나 B업체는 공모에 참여하지 않았고 자기자본금 10억원 등 사업 신청자격도 미달한 상태였다.
B업체는 또 자금 운용 계획을 제출하지 않은데다 우량건설사 등이 포함된 SPC 구성 등 사업 시행조건을 충족하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도 고흥군은 2019년 12월까지 우주랜드 조성 공공부문 사업비 166억원 중 122억원을 도로, 상하수도 등 기반 시설에 투입했다.
이에 감사원은 "B업체는 사업협약을 이행하지 않아 2021년 11월에 우선 협상대상자 지위가 취소됐다"며 "그 결과 고흥 우주랜드 조성사업은 중단됐고, 122억원의 예산을 낭비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감사원은 "사업 수행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업체를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등의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며 고흥군에 주의 처분을 내렸다.
고흥군은 감사원에 향후 새로운 민간 사업자를 발굴하고 해당 지역을 우주발사체 산업 클러스터의 개별 사업 대상지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전달했다.
감사원은 또 고흥군이 주민복지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지난 2018년부터 추진한 도양읍 '실내수영장 및 힐링 해수탕 건립사업'에 대해서도 비용 편익 분석결과 등 타당성 왜곡 했다는 것.
실제 불법 재하도급 알선 및 건축공사 관리·감독 업무 태만 등을 적발, 관련 공무원의 징계와 행안부 지방교부세 감액 등을 처분했다.
고흥군은 이 사업이 지난 2019년 6월과 10월 전남도로부터 사업 타당성 부족 등 이유로 '재검토'를 통보받자 총 사업비 125억원을 전액 군비로 전환해 추진했다.
애초 2022년 1월 완공이 목표였지만, 현재 건축공사 공정률 52%에 머물러 있다.
이 기간 투입된 용역비와 공사비만도 52억여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