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묘도에 민자 1조4000억 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건설공사가 오는 9월 첫 삽을 뜬다.
특수목적법인(SPC)과 대주단(채권단) 간 협상 과정에서 발목을 잡았던 금리 문제 등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게 됐다.
여수 묘도 LNG 터미널 건설 추진 특수목적법인(SPC)인 ㈜동북아엘엔지허브터미널은 5일 대주단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리 등에 대해 최종 합의했다.
㈜동북아엘엔지허브터미널에는 ㈜한양이 60%, GS에너지㈜가 40%의 지분으로 참여하고 있다.
협상 타결로 착공에 속도가 붙게 돼 오는 9월10일께 첫 삽을 떠 2027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여수시 묘도 일원 27만4000여㎡(8만3000여 평) 부지에 총 1조4000억 원을 투자해 LNG 저장탱크, 전용 항만, 수송 배관 등을 구축하고 20년(2028∼47)간 광양만권 산단에 LNG를 연 300만t씩 공급하는 대규모 순수 민간투자 프로젝트다.
전남도는 LNG 터미널이 건설되는 과정에서 고용유발효과 1만3000여 명, 생산유발효과 2조8000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
터미널이 운영되는 20년간 지방세·인건비·유지관리비 등으로 지역에 재투자되는 직접비용도 연평균 242억 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한다.
여기에 LNG 저온 설비를 활용한 냉동물류·바이오의약품·초전도체 등 첨단 산업 생태계 조성으로 3000억 원, LNG를 수송할 조선산업 활성화로 6500억 원 규모의 경제적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여수 묘도는 액화천연가스 터미널 입지로 최적 여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LNG 거래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동북아 중심에 위치하며, 국내에서 두번째로 큰 여수국가산단과도 인접해 있다.
포스코, GS칼텍스, SK E&S 등 LNG 수요 기업들이 위치해 산업적 활용도가 높고, 향후 수소산업 클러스터를 확장하는 데도 유리하다.
묘도 LNG 터미널은 2020년 SPC를 설립한 뒤 2021년 부지 매입과 기초공사를 마치고 산업통상자원부 허가까지 받았으나 글로벌 고금리 여파로 민간투자 유치가 어려워지면서 사업이 지연돼왔다.
지지부진하던 사업은 정부의 지역 활성화 투자펀드 시행과 함께 전남도와 여수시가 동참하면서 물꼬가 트였다.
전남도는 지난 3월 충남 천안에서 정부 주관으로 열린 '지역활성화 투자펀드 출범식'에서 묘도 LNG 터미널 사업계획을 발표하며 광양만권을 싱가포르에 버금가는 '동북아 LNG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전남도는 LNG 터미널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수 조건이라고 보고 정부의 지역 활성화 투자펀드 유치를 적극 추진 중이다.
펀드에 최종 선정되면 2800억 원의 정부 예산이 투입돼 사업성이 대폭 개선되고 투자 리스크가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활성화 투자펀드는 지방 소멸을 막고 민간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자체와 민간이 공동으로 발굴한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3000억 원 규모의 정부 프로젝트다.
전남도는 지역소멸기금을 투자하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여수 묘도 항만재개발사업지구 내 118만7000㎡(36만 평)가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소산업 클러스터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되기도 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앞으로 1조 원 규모의 국제 LNG 거래소를 유치하고, 글로벌 에너지 허브 터미널을 구축해 수소·암모니아 등을 포괄하는 국내 최대 청정에너지 수출기지로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지사는 "이를 위해 LNG·수소 배관망 구축사업의 예타 대상 선정, 여수-서울을 30분 이상 단축시킬 전라선 고속철도 확충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