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고령화, 식량 문제 해결 위한 체질 개선 필요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활용한 최적의 의사결정정밀하고 예측 가능한 농업으로 도약할 때
  • ▲ 유남영 정읍농협조합장
    ▲ 유남영 정읍농협조합장
    디지털 기술이 모든 일상에 적용되면서 우리와 미래세대는 스마트한 세상을 살아갈 것이 확실하다. 우리 농업·농촌도 예외일 수 없을 것이다.

    현재의 생산, 유통, 판매 방식으로는 급변하는 환경에서 농업·농촌의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 기후변화, 고령화, 식량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농업·농촌에서 디지털 전환은 생산, 소비, 유통 등 농업 활동의 모든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데이터를 디지털 형식으로 수집해 이를 빅데이터로 만들고 사람이 아니라 인공지능(AI)이 빅데이터를 분석해 최적 의사결정을 내리는 스마트농업 실현의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

    농업·농촌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농업인들은 전통적인 경험·직관에 의존하는 농업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의 정밀하고 예측 가능한 농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미래세대 농업인들을 위해 현재 시점에서 바람직한 농업의 디지털 전환을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먼저 작목별, 지역별로 또는 농업인별로 각각 다른 생산방식을 표준화해야 한다. 그래야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농업환경과 작부체계별 생육 정보를 디지털 형식으로 수집해야 한다. 또 수집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야 한다.

    디지털 농업이 도입되면 농업 생산성을 제고하는 데 특히 기여할 것이다. 여기에 드론, 자율주행, 로봇 등의 자동화 기술은 농업인들의 농작업 편리성을 높이고 재배환경, 작물 생육, 병충해 등의 데이터는 농가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이미 토마토와 딸기 등 시설농업에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산성 향상 실증 결과가 많이 보고되고 있다. 벼농사에서도 자율주행 벼 이앙기를 적용하면 노동력이 50% 절감되고 드론을 이용하면 기존 동력분무기 대비 방제 노력이 87% 절감되며 농약비산도 30%가량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농업 전환을 위해서는 데이터 수집과 관리, AI 서비스 플랫폼 구축, 데이터 개방 및 공유 등 농업기술 데이터 생태계 구축과 자동화 기술 개발, 작목 선택·유통·소비 등의 디지털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농업 현장에는 디지털 농업 전환을 위한 전문인력이 거의 없다. 농업·농촌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전문인력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AI나 빅데이터 분석 전문 엔지니어가 필요하다. 전문인력을 영입하거나 양성하는 데에는 시간과 돈이 들어간다.

    필자가 근무하는 농협에서도 농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많은 관심과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나 자칫 농업의 디지털 전환이 대규모 농가 중심으로 스마트팜 위주나 전시성으로 흘러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나라 농업은 아직 소농이 대다수고 소량 다품종 작부체계 특성을 갖고 있다. 디지털 농업의 전환을 현재의 한국농업과 어떻게 접목하여 농업 경쟁력을 높일 것인지 장기계획을 수립하고 디지털 농업 전환에 필요한 전문인력 양성에 투자를 확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