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로 초기 진화... 인명피해는 없어유사 사건들 반복적 '비화재' 판정...최근 짝퉁부품 논란도
  • ▲ 한빛원자력발전소 ⓒ 자료사진
    ▲ 한빛원자력발전소 ⓒ 자료사진
    지난 9일 밤, 전남 영광에 위치한 한빛원자력발전소 5호기에서 화재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소화기로 초기 진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원전을 둘러싸고 이와 유사한 사건들이 반복적으로 '비화재'로 판정돼 축소·은폐 의혹이 또다시 제기될 우려가 높다. 더욱이 최근 '짝퉁부품' 논란도 있어 원전 안전성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남소방본부와 한빛원자력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10시 40분경 한빛원전 5호기 터빈건물 지하 1층 공기 정화시설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한빛원전 측은 자체 인력을 투입해 소화기로 진화했으며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터빈건물은 원자로와 분리된 외부 발전시설로, 현재 한빛 5호기는 계획 예방 정비 중이었다. 이에 따라 원자로 운영에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초기 진화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은 지난 앞서 제기된 원전 내 화재 축소 의혹과 맞물려 논란의 우려가 있다. 지난 2월, 영광 한빛원전 1발전소 내 식당 오수 정화기 전기 기포 발생기에서 연기가 발생한 사고 역시 비화재로 종결돼, 화재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바 있다.

    당시 현장에서는 기기 전소와 전선, 플라스틱이 녹아내린 흔적이 발견됐음에도 불구하고, 영광소방서는 “화재 흔적이 없다”며 사건을 비화재로 처리했다. 이에 대해 내부 관계자가 “한수원 측 요청으로 조그마한 사건이라 비화재로 판정했다”는 증언을 내놓아 논란이 증폭됐었다.

    실제로 한빛원전에서는 최근 몇 년간 감지기 오작동, 전열기 연기, 통신실 스파크 등 수차례 유사 사례가 있었지만 대부분 비화재로 결론 났다. 전문가들은 원전의 특성상 화재로 판단되면 가동 중단과 외부 보고 등의 절차가 불가피해 사건축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짝뚱부품'이 납품됐다는 의혹도 제기됐었다.

    소방당국과 한빛원전 측은 이번 5호기 화재의 정확한 경위와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으나 해당 사건에 대한 투명하고 철저한 조사가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