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는 최근 국가정원 내 국제습지센터 컨퍼런스홀에서 생태교통 전문가를 초빙한 가운데 '대자보(대중교통·자전거·도보)' 포럼 토크쇼를 개최했다.
'대자보도시'는 대중교통·자전거·보행의 첫 글자를 딴 조어로, 자동차보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도시를 말한다.
'사람 중심의 대자보 생태교통정책으로 전환!'을 주제로 열린 이번 토크쇼는 시민과 공무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자보도시 실천을 다짐하는 시민 퍼포먼스로 포문을 열었다.
첫 주제 발표자로 나선 정석 서울시립대 교수는 '자동차도시에서 대자보도시로'라는 주제로, 자동차 운행이 가져오는 문제점과 대자보도시로의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두 번째 주제 발표자로 나선 박용남 지속가능도시연구센터 소장은 '당신의 차와 이혼하세요'라는 제목으로 "자동차 중심 사회에서 녹색교통도시로 바뀌는 것은 금연과 비슷하다"며 "순천형 시클로비아(차 없는 거리) 등을 도입해 순천이 대한민국 생태수도다운 대자보도시로 거듭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크쇼에서는 정석 교수와 박 소장 외에 노종기 순천시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이 참여해 순천시 실정에 맞는 대자보도시 추진전략에 지혜를 더했다.
대자보도시 실현을 위한 현실적 유인책으로 노 위원은 예산 등 여건을 고려해 배차 간격과 노선을 다양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현재 다양한 노선이 집중되는 곳에는 간선급행버스체계(BRT)를 도입하고, 나머지는 여분의 버스를 외곽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순천시는 전 직원 차량 2부제 시행과 함께 대자보도시 실천을 위해 주 3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에코포인트를 1인당 10만 원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대자보도시 전환은 시장이나 공무원 몇 사람의 힘으로 가능한 것이 아닌 전문가의 지혜, 시민의 동의가 있어야만 가능한 부분이다. 대자보도시 전환을 통해 대도시를 흉내 내지 않고 고유성을 지키며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한편 순천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자동차가 아닌 사람 중심 도시를 실현하기 위해 대자보를 실천하고 있다.
그동안 순천시는 일류 순천 시민운동을 통해 시민 공감대 형성에 주력해왔다.
지난해 열린 2023 정원박람회에 하루 15만 명의 관람객이 몰려도 교통대란은 일어나지 않아 시민력이 결합된 대·자·보 실천의 효과를 증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