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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박사‧문학평론가‧시인 양영식.ⓒ이인호 기자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생활 자세로서의 인생 목표를 설정하는 전환점의 고려에서, 다음과 같은 생각을 조명해볼 수 있겠다. 나는 과연 행복한가? 내 삶의 양태는 마음에 드는가? 나의 주변사람의 모습이 마음에 드는가? 등에서 “마음에 든다”를 교류분석 심리학자인 Eric Bern의 “OK”를 번역해본 것이다.
그런데 에릭 번은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자세로서 행동유형을 제시하며 특별히 인간의 삶에 모습을 투영해볼 때, 그 생각의 대부분은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하는 인생의 궁극적인 문제에 관한 것이었다고 서술하고 있음에서 알 수 있다.
첫째로 자신의 모습을 수용하면서 동시에 타인의 모습도 수용하는 자기 긍정-타인 긍정(I’m OK- You’re OK)의 유형이겠다. 즉, 이유 형은 '나도 옳고 너도 옳다'는 삶의 입장으로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전하고, 사물을 건설적으로 대하며, 자신과 타인의 존재가치를 인정하고 신뢰하는 발전적(evolutionary) 입장이다.
이런 유형의 삶의 자세는 스스로 힘을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이끌어줄 뿐만 아니라 타인의 삶에도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어울려 더불어 사는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상생의 윈-윈 전략이 됨에서이리다.
둘째로 내 모습은 마음에 드는데, 주변사람의 모습은 마음에 들지 않는 자기 긍정- 타인 부정(I’m OK- You’re not OK)의 유형이다. 이 유형은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는 삶의 입장으로서, 자신의 실수를 남에게 전가하고 희생이나 박해를 당했다는 기분으로 삶을 사는 투사적(projective) 입장이라 하겠다.
이를테면 자기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타인에게 책임 전가하고 그들을 힐책하며 비난하는 태도로써, 다른 사람과 자신 사이에 거리를 두면서 초연하려는 거만한 삶의 자세이며, 비행자와 범행자 양자는 주로 이 입장에서 살며, 심하면 타살 충동으로 연결되어 반사회적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셋째로 내 모습은 마음에 안 드는데, 남의 모습은 마음에 드는 자기 부정- 타인 긍정( I’m not OK-You’re OK)의 유형이다. 즉, 이 유형은 '나는 틀렸고 너는 옳다'는 삶의 입장을 가지고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무력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공통으로 취하는 내향적인 (introverted) 입장이라 하겠다.
따라서 퇴행 및 의기소침과 자살 충동 등에 유도되기 쉽고,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여 스스로 무능하다고 느끼며, 자신의 욕구나 가치관의 생각에서보다는 남의 욕구에 맞추어 가려는 태도를 보여 겉으로는 순응적이지만 속으로는 열등의식과 시기, 질투하는 마음을 품고 있어서 원만한 대인관계를 지속 형성하는 데 도움이 안 되겠다.
넷째로 자신의 모습도 마음에 들지 않고 다른 사람의 모습도 마음에 들지 않는 자기 부정-타인 부정( I’m not-You’re not OK)의 유형이다. 즉, 이 유형은 '나도 틀렸고 너도 틀렸다'는 삶의 입장으로서, 삶의 의미를 상실하고 정신분열 증세 등을 보이거나 자살 및 타살의 충동을 느끼게 하는 무용론적(futile) 입장으로 자신에 대한 희망도 세상에 대한 절망으로 비판적으로 살아 자신과 타인에 대한 불신으로 의미 있는 대인관계를 형성하기 어렵다.
대체로 세상 사람들은 이 네 가지 모습을 담고 살아가는데, 때로는 자신과 세상을 모두 마음에 품었다가도 일순간 외면하고 싶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상의 모습이 아름답고, 추하고, 탐욕스럽고 믿지 못할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까 부모님, 선생님, 친구, 연인에 대하여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자신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는 문제로 고민하고 갈등하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이 속한 유형을 면밀하게 분석해 보아야 한다. 물론 네 가지 모두의 모습을 담고 있겠지만 어느 유형이 더 지배적인가? 첫째 번 유형보다 세 유형이 지배적이라면 행복과 기쁨을 느낄 삶의 시간은 적을 것이고 대인관계에 있어서 부적응을 초래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함에서 우리의 실제 모습이 복합적이라 할지라도 나와 타인의 모습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살아가려는 삶의 자세는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나와 타인이 함께 어울리며 동반자적인 삶을 엮어가야 할 세상을 위해 꼭 필요한 삶의 새로운 시작의 태도가 되기 때문이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