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의 손길로 다시 시작된 삶...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감동 사연
  • ▲ 베트남어 손글씨 편지 원본(왼쪽)과 한국어 본역 편지 ⓒ 영암군 제공
    ▲ 베트남어 손글씨 편지 원본(왼쪽)과 한국어 본역 편지 ⓒ 영암군 제공
    한국 국적을 가졌지만 오랜 시간 베트남에서 살아야 했던 한 다문화가정 청소년이 12년 만에 한국인의 권리를 되찾고, 자신을 도와준 지자체에 감사의 편지를 보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올해 15세가 된 김나영(가명) 양. 그는 베트남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부모의 이혼으로 세 살 무렵 외가가 있는 베트남으로 보내졌다. 한국에서의 삶을 꿈꾸며 2022년 다시 입국했지만, 건강이 좋지 않은 아버지와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 의무교육도 받지 못한 채 위기 속에 방치되어 있었다.

    “집 밖에 나가지 않았고, 학교에도 다니지 않았습니다. 한국말을 몰라 밖에 나가는 것도 무서웠어요.” 김 양은 최근 영암군에 보낸 편지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털어놓았다.

    이런 김 양을 돕기 위해 나선 것은 바로 영암군(군수 우승희)의 통합사례관리팀이었다. 김 양의 사정을 파악한 영암군은 그녀를 위기 청소년으로 등록하고, 가정 방문을 통해 긴급생계비 지원, 중학교 입학 연계, 주거 지원 등 다양한 지원을 펼쳤다. 비로소 김 양은 교육의 기회를 얻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학교에도 가고 외출도 하면서 물건도 사고 친구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영암군으로 이사 온 후에 집도 생기고 생활도 도와주셔서 우리 가족은 여기서 계속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녀의 편지에는 설렘과 희망이 가득 담겨 있었다.

    김 양은 자신이 받은 따뜻한 손길이 다른 아이들에게도 전해지기를 소망했다.

    “다른 어린 친구들도 학교에 갈 기회가 있고, 사랑 가득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이런 프로그램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한 기초지자체의 세심한 배려와 지원이 한 소녀의 삶을 바꾸고, 그녀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했다. 작은 손길이 모여 만들어낸 큰 기적이 지금, 영암에서 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