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현금 8003만8850원과 함께 소년소녀가장에게 메시지 2000년 이후 25년째 26차례에 걸쳐 10억4483만여 원 기부
  • ▲ 해마다 연말이 되면 낯냄 없이 베푸는 사랑으로 큰 감동을 선사해온 전주시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와 세밑 한파를 녹였다.ⓒ전주시
    ▲ 해마다 연말이 되면 낯냄 없이 베푸는 사랑으로 큰 감동을 선사해온 전주시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와 세밑 한파를 녹였다.ⓒ전주시
    해마다 연말이 되면 낯냄 없이 베푸는 사랑으로 큰 감동을 선사해온 전주시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와 세밑 한파를 녹였다.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로 25년째 26회에 걸쳐 기부한 액수만 1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전주시에 따르면, 20일 오전 9시26분 노송동주민센터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중년남성의 목소리로 올해로 25년째 매년 이맘때면 찾아오는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였다. 

    통화 내용은 “기자촌 한식 뷔페 맞은편 탑차 아래 놓았으니, 불우한 이웃을 위해 써주세요”라는 내용이었다.

    주민센터 직원들이 통화 내용에 따라 확인해보니 주민센터 인근 교회 표지판 뒤에 A4용지 상자가 놓여 있었고, 상자에는 5만 원권 지폐 다발과 동전이 들어있는 돼지저금통 1개가 있었다. 금액은 모두 8003만8850원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이름도 직업도 알 수 없는 얼굴 없는 천사가 26차례에 걸쳐 보내준 성금은 총 10억4483만6520원에 달한다.

    이날 얼굴 없는 천사가 남긴 A4용지에는 “소년소녀 가장 여러분, 따뜻한 한 해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성금은 얼굴 없는 천사가 남긴 메시지에 따라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사용할 예정이다.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는 2000년 4월 초등학생을 통해 58만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옛 중노2동주민센터에 보낸 뒤 사라져 불리게 된 이름으로, 이후에도 해마다 성탄절을 전후해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

    전주시는 그간 얼굴 없는 천사가 베푼 성금으로 생활이 어려운 지역주민에게 현금·연탄·쌀 등을 전달했으며, 가정형편이 어려운 지역인재에게 장학금 및 대학 등록금도 수여해왔다. 

    노송동 일대 주민들은 이러한 얼굴 없는 천사의 뜻을 기리고 그의 선행을 본받자는 의미에서 숫자 천사(1004)를 연상케 하는 10월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하고, 천사축제를 개최해 불우 이웃을 돕는 등 나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노송동 특화사업으로 매월 4일을 ‘얼굴 없는 천사의 날’로 정하고, 지역사회 노인들을 대상으로 △중식 제공 △이·미용 봉사 △문화누리카드 장터 개장 등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하며 천사의 나눔 정신을 기리기도 했다.

    전주시 얼굴 없는 천사는 지난해 처음 제정된 HD현대아너상의 ‘대상’과 ‘1% 나눔상’의 수상자로 결정됐으며, 시상금 2억 원은 전주시에 전달돼 ‘얼굴 없는 천사’가 평소 밝혀온 뜻에 따라 소외계층을 돕는 일에 사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