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시 여천동 내동마을 골목 구석구석이 수년 전부터 어린이 동화와 꽃 그림(사진)으로 채워져 눈길을 끈다.
13일 여천동에 따르면 여수시청에서 여수국가산단 입구로 향하다 여천역과 가장 가까이 있는 내동마을은 골목길마다 예쁘고 화사한 벽화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벽화는 수년 전 마을로 이사 온 50대 미술작가 김용미 씨가 마을 주민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지난 2021년부터 손수 그려왔다.
처음에는 신기한 듯 구경만 하던 주민들도 알록달록 화사해지는 마을을 보며 페인트칠을 돕는 등 벽화그리기에 하나둘씩 동참했다.
김 씨는 유난히 더웠던 올여름에도 쉬지 않고 벽화 그리기에 구슬땀을 흘렸다.
김 씨를 돕던 마을 주민들도 콘크리트 벽면에 색이 입혀지는 과정을 함께 하며 비지땀을 흘렸다.
김 씨가 그린 벽화는 유성페인트 등을 사용하지만 벽면의 질에 따라 재료도 달리한다.
처음에는 가지고 있던 재료를 이용해 벽화를 그렸다.
그러나 점점 규모가 커지고 칠해야 할 곳이 많아지면서 재료도 부족했다.
김씨의 노력을 돕던 주민과 여천동주민센터에서 지원에 나서면서 그나마 재료 부족은 다소 숨통이 트였다.
벽화는 꽃과 다양한 풍경뿐만 아니라, 심청전과 콩쥐팥쥐 등 우리에게 친근한 이야기를 그림책 보듯 벽 따라 감상할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했다.
페이퍼 예술에 심취해 있던 김 씨는 "하루하루 그리다 보니 벌써 3년이 됐다"며 "마을 주민들이 동참해 주셔서 이렇게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직 다 그리지 못했지만, 이 마을에 살고 있는 한 모든 골목의 벽을 아름답게 칠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 씨는 "남편 세 딸과 함께 이 마을에 정착한 후 늘 행복한 마음이었다"며 "자녀들도 잘 자라 어엿한 성인이 됐고 통장님을 비롯해 마을 어르신들, 이웃들이 한결같이 친절하게 대해줘 푸근하고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숙 여천동장은 "벽화로 인해 마을이 밝고 화사해졌다"며 "많은 분이 꼭 한 번 들러서 감상해 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