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시언 前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장.ⓒ뉴데일리
    ▲ 우시언 前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장.ⓒ뉴데일리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한국을 ‘가장 외로운 나라’라고 조명했는데, 저출산과 1인가구 증가가 맞물리면서 인구구조 불균형이 심화하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 이외의 지역은 급격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사회 구조와 경제 면에서 많은 변화를 겪고 있으며, 지역 소멸의 위기에 직면헤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의 인구도 나날이 줄고 있다. 14개 시·군 중 전주를 제외한 13개 시·군이 인구 소멸 위기 지역에 속한다. 현재의 추세대로 간다면 2052년이 되면 생산가능인구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고 60세 이상의 고령자 비율은 절반 이상이 될 전망이다. 일자리 공급도 전국 최저 수준이다.

    그러나 다행히 전북에는 새만금이라는 성장 엔진이 있다. 최근 들어 2차전지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해 새만금을 선택하고 있으며, 공항·항만·철도·도로 등 인프라도 건설 중이다. 대규모 부지를 포함해 전력과 용수 공급 여건도 국내 최고 수준이다. 이 성장 엔진의 가동이 가속되면 일자리 공급이 늘어나고 인구도 따라 증가할 것이다.  

    첨단 전략산업분야는 생산 패러다임이 일반 제조업과는 차원이 다르다. 적게는 수만 평에서 수십만 평에 이르는 방대한 부지가 필요하며 소모되는 전력과 용수의 양도 어마어마하다. 

    그간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어왔던 많은 산업도시는 이를 감당하기에는 용량이 부족했지만 새로 건설되는 새만금은 아예 용량의 한계 자체가 없다. 계획하면 그대로 이루어진다. 빈 땅에 건설이 이루어지므로 민원도 없고 갈등도 없다. 

    뿐만 아니라 주변에 용수와 전력 공급원도 충분하다. 이러한 여건에 힘입어 새만금은 최근 2년간 10조 원이라는 놀랄 만한 투자유치 실적을 이뤄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기업들 사이에서는 새만금에 터를 잡고 싶어도 투자할 땅을 찾기가 어렵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미리 조성해둔 산업 용지가 급격한 수요 증가로 거의 소진되었기 때문이다. 

    새로 바다를 메워 땅을 만들기에는 시간도 부족하고 사업성 확보도 쉽지 않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추가로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면 다른 용도로 개발한 부지를 용도 전환이라도 해야겠지만 이는 소관 부처가 달라 어렵다고 한다. 

    한 건의 투자가 아쉬운 마당에 이런 이유로 산업 용지가 공급되지 못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앞으로도 2차전지기업들의 투자는 계속 늘어 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일시적 캐즘 구간에 있지만, 전기차로의 전환은 시대적 흐름이다.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새만금에 2차전지기업들을 집적화하는 방향으로 새만금을 발전시켜야 한다. 

    한편, K-문화 인기에 힘입어 K-푸드의 세계적 수요도 증가 추세다. 이에 부응하기 위한 농생명식품산업 육성을 위한 산업용지 확대가 필요하다. 새만금이 첨단 전략산업과 글로벌 푸드 허브로 발전해가기 위해서는 융복합기업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땅이 필요하다. 

    새만금에는 전체 면적의 30%를 차지하는 방대한 농생명용지가 있다. 이를 집약적으로 개발하고 용도를 복합화할 것을 정부에 요청한다. 새만금의 땅은 정부 부처가 아닌 국민들을 위한 것이다. 무엇이 새만금을 위해 최선인지만을 기준으로 계획이 수립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