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에서 일면식도 없는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신상이 공개된 박대성이 범행 당시 소주 4병을 마셨다는 진술은 거짓으로 확인됐다.
7일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28일 전남 순천시 조례동 박대성의 가게를 압수수색 했다.
압수수색 당시 문 닫은 가게 식탁에는 안주와 소주병 4개가 있었다.
이 중 술이 모두 비워진 것은 2병뿐이었다.
나머지 2병 중 1병은 마개가 따져 있었다.
하지만 술은 그대로였고 나머지 1병은 마개도 따지 않은 상태였다.
박대성은 지난달 26일 범행 당시 문을 닫은 가게에서 혼자 소주 4병을 마시고 만취 상태여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소주를 4병 마셨다고 진술해 이를 확인하기 위해 가게에 갔다"며 "진술한 것처럼 범행 당시 만취 상태였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만취에 따른 심신미약이라는 취지의 박씨 주장에 의구심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앞서 박대성은 범행 약 4시간40여분 전인 지난달 25일 오후 9시쯤부터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소주 4병을 마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피해자와 모르는 사이"라고 했다.
또 혐의는 인정하지만 구체적인 범행 당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정신질환 증상이 있다고도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대성은 지난달 26일 오전 12시 44분쯤 전남 순천시 조례동에서 길을 걷고 있던 A양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A양은 이날 아버지의 약을 대신 사러 나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대성은 범행 30분전쯤 경찰과 면담을 가졌던 것으로도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전 12시 15분쯤 박대성의 극단적 선택이 의심된다는 박대성 가족들의 신고가 있었다.
이에 경찰은 박대성이 운영하는 식당에 출동해 면담했지만 특이사항이 없어 현장에서 물러났다.
이후 박대성은 배달음식점을 운영하는 가게에서 흉기를 챙겨 밖으로 나왔고, A양을 800m가량 쫓아가 범행했다.
범행 직후 도주한 박대성은 흉기를 지닌 채 2시간여를 술집과 노래방 등지를 배회했다.
주차 차량을 발로 마구 차다 차주와 시비하던 중 뒤쫓던 경찰에 의해 긴급 체포됐다.
박대성은 '특정 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신상 정보가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