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경찰청은 30일 신상정보공개위원회를 열고 지난 26일 전남 순천시 한 거리에서 묻지마 살인을 저지른 혐의로 구속된 A씨(사진·30)의 신상 공개 여부를 심의한다고 밝혔다.
현행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은 수단의 잔인성, 중대한 피해, 충분한 증거, 국민의 알 권리, 공공의 이익 등 요건을 충족하면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위원회는 7인 이상으로 구성되며 과반수를 외부 위원으로 채워야 한다.
신상 공개가 결정되면 A씨의 신상정보(얼굴·성명·나이)가 전남경찰청 홈페이지에 게시된다.
A씨는 지난 26일 0시40분쯤 전남 순천시 조례동 한 거리에서 B양(18)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양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최근 검정고시에 합격한 B양은 친구를 바래다주고 귀가하던 중 참변을 당했다.
경찰은 범행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A씨의 행방을 쫓았다.
CCTV 영상에는 A씨가 B양 뒤를 쫓아가살해하는 장면이 담겼다.
A씨는 B양이 공격을 받고 쓰러진 후에도 계속 흉기를 휘둘렀다.
범행 후 A씨는 이를 목격한 행인이 다가오자 길 옆에 있는 주차장을 가로질러 달아났다.
A씨는 이날 오전 3시쯤 술에 취해 길거리에서 행인과 다툼을 벌이다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A씨가 범행에 사용한 흉기도 인근에서 확보했다.
A씨는 29일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사건 당시) 소주 네 병 정도 마셔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의 범행 동기를 파악 중이다.
순천시는 A씨에 의해 숨진 B양을 추모하기 위한 분향소를 설치했다.
주변에는 '열 일곱살 빛나는 생명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미안합니다'라는 등 현수막도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