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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광역시 서부경찰서 금호지구대 순경 곽예진
우리는 일상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를 배려하며 지켜야 할 최소한의 약속이 있다. 바로 ‘기초질서’다. 기초질서는 단순한 규칙이 아니라, 모두가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아가기 위한 공동의 약속이다.
하지만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이러한 약속이 점점 가벼워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무단횡단, 불법 주·정차, 쓰레기 무단투기와 같은 사소한 위반들이 반복되며 시민들에게 불편과 분노를 안기고 있다.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s Theory)’이 시사하듯,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하면 더 큰 범죄나 사회적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다.
이 이론은 실제로 미국 뉴욕시에서 성공적 사례로 입증된 바 있다. 1990년대 초, 뉴욕시는 범죄율이 매우 높은 도시로 악명이 높았지만, 당시 줄리아니 시장과 경찰청장 브래튼은 깨진 유리창 이론에 입각해 지하철 무임승차·낙서·노상방뇨 등 경범죄부터 철저히 단속했다.
단속 초기에는 반발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도시 전반의 질서가 회복되고 중범죄 발생률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뉴욕시의 치안 개선은 ‘작은 질서가 큰 안전을 만든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열린 안전치안점검회의에서 대통령 또한 “작은 무질서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기초질서 확립은 국가의 기본 책무이며 국민 모두가 함께 실천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교통법규 위반, 쓰레기 무단투기, 불법 주·정차와 같은 일상의 무질서를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며, 기초질서의 중요성을 거듭 당부했다.
기초질서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만큼, 경찰은 올 하반기부터 ‘3대(교통·생활·서민경제) 기초질서 위반 행위’를 중점으로 ‘기초질서 준수 확립 계획’을 시행할 예정이다.
7월과 8월은 계도 및 홍보기간으로 운영하고, 9월부터는 분야별 집중 단속이 본격적으로 실시된다고 하니, 우리 모두가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시점이다.
물론, 경찰과 지자체의 노력만으로는 사회의 질서가 바로 세워지기 어렵다. 기초질서는 단속보다 먼저 시민 개개인의 자발적 참여와 인식 전환이 바탕이 돼야 지켜질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 시행된다 하더라도 국민이 함께하지 않으면 실질적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가 무단횡단하지 않고, 길거리에서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사회는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다. 타인을 위한 배려, 공동체를 위한 관심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는 결국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며,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 모두가 기초질서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실천하는 데 앞장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