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윤준병 의원과 정읍고창 도의원, 전북도의회 출입기자 일부가 한우를 곁들인 술자리에서 엄지척을 하고 있다.ⓒ<프레시안>화면 갈무리
    ▲ 윤준병 의원과 정읍고창 도의원, 전북도의회 출입기자 일부가 한우를 곁들인 술자리에서 엄지척을 하고 있다.ⓒ<프레시안>화면 갈무리
    전북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이재민이 발생하고 주택과 농경지, 가축 등의 피해가 극심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과 도의원들이 지역 언론인들과 한우를 곁들인 술판을 벌여 비난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들은 식사와 술값을 계산하면서 현행법 위반을 의식한 듯 금액을 작게하려고 '쪼개기 결제'로 꼼수를 부리는가 하면 아예 법인카드 사용 흔적을 없애려고 결제를 취소하고 현금으로 대납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해 공분을 사고 있다.

    <프레시안>의 보도에 따르면 윤준병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전북 정읍 고창)과 정읍, 고창을 지역구로 둔 네 명의 더불어민주당 도의원들은 전북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피해복구가 진행되고 있던 지난 10일 저녁 한우회식과 함께 술자리를 가졌다.

    이날 모임은 정치인들이 지난 22대 총선때 언론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면서 주선했던 자리였다고 <프레시안>은 보도했다.

    이날 국회에서 일정이 있었던 윤준병 의원은 다른 일행보다 약 30분 정도 늦게 현장에 나타났으며 참석자들은 술과 함께 한우고기를 구워 먹은 뒤 후식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식사와 술값은 모두 86만1,000원이 나왔고 도의원들은 술자리가 시작되기 전에 45만원을 우선 결제하고 나머지 41만1,000원은 식사가 끝난 뒤 후결제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특별자치도의회는 '법인카드 쪼개기' 등 논란이 될 사안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는가 하면 이 업무를 맡고 있는 사무처 간부는 이를 확인하려는 <프레시안>기자에게 "카드사에 가서 물어보라"는 식의 반응으로 숨기기에만 급급하고 있어 비난이 더욱 커지고 있다.


  • ▲ 완주군 운주면 산북리 수해 현장.ⓒ완주군
    ▲ 완주군 운주면 산북리 수해 현장.ⓒ완주군
    완주군 운주지역의 경우 강타한 집중호우로 제방이 붕괴되면서 하천이 범람해 면 소재지 일대의 상가와 초등학교, 주택 등에는 극심한 피해가 발생했다.

    공교롭게도 정치인들이 '한우회식'을 벌인 날 수해복구 현장에서는 식당과 식료품 가게 등도 극심한 피해를 입어 복구현장에 투입된 인력들은 끼니를 때울 수 있는 식량이나 부식을 구할 수 없어 애를 태웠다.

    일부는 전주나 인근에 거주하는 지인들에게 도움을 청해 라면과 부식, 연료 등을 공급 받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학교와 관광서 직원들은 집에서 도시락을 싸와 점심을 해결해야 했다.


  • ▲ 익산시 호우피해 복구작업(제방복구)ⓒ익산시
    ▲ 익산시 호우피해 복구작업(제방복구)ⓒ익산시
    이처럼 전북도내 전 지역이 수 십년 만의 재난 상황에 처해 있는 가운데 전북지역을 '자신들의 텃밭' 정도로 여기는 민주당 국회의원과 같은 지역구 도 의원들이 피해현장으로 달려 가기는커녕 언론인들을 불러 술을 겸한 접대성 회식을 가졌다는데 대해서 도민들은 "국민의 공복을 자처하는 국회의원과 도의원들이 그런 상황에서 도대체 어떻게 술자리를 만들고 '엄지척'을 날리는 인증샷을 찍어 국회의원 SNS에 올릴 수 있냐"며 분노하고 있다.

    한 전직 도 의원은 "참담하다"면서 "전북의 정치인들이 이같은 어처구니 없는 행태를 보인 것은 전북지역이 민주당 일색으로 국회의원이 선출되고 그들의 막강한 공천권행사로 도 의회와 시군 의회가 구성되다 보니 주민의 안위 문제는 안중에 없고 오로지 지역위원장인 국회의원과 일부 기자들과의 '돈독한 관계설정'에만 신경을 쓰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주말인 13일, 도내 수해지역인 완주군 운주면 일대 피해현장을 돌아 본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은 "전북 지역이 이처럼 '물폭탄'으로 인해 이재민들이 하루아침에 소중한 터전을 잃고 길바닥에 내 앉은 상태인데, 전북의 모 국회의원은 기록적 폭우가 내린 당일 오후 지역구 도의원, 도의회 출입 기자들과 술자리를 즐겼다는 소식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꼬집었다.

    윤준병 의원은 보도가 나간 뒤 자신의 SNS에 올린 '엄지척' 인증샷으로 인해 문제가 확산되자 이를 처음 보도 한 <프레시안> 기자에게 '더 주의하겠습니다'는 짧은 사과 문자를 보냈으며 도의회 법인카드로 결제했다가 취소한 민주당 도의원은 "대단히 사려깊지 못한 자리였고 도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