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빠른 판단력과 끈질긴 설득 끝에 전화금융사기단에 속아 6억 원을 뺏길 처지에 놓인 시민을 구했다.
11일 광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6시쯤 남편 A씨가 통장을 다 들고 서울로 가고 있다는 신고가 112치안종합상황실로 접수됐다.
A씨는 개인정보 유출로 대포통장이 개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전화금융사기단의 말에 속았다.
그는 퇴직금 등 자신의 전재산 6억 원이 담긴 통장을 들고 전화금융사기단의 지시대로 조사를 받겠다며 무작정 서울로 향했다.
112상황실에 근무하는 기호필 경위는 A씨가 전화금융사기단에 속은 것으로 추정했다.
기 경위는 피해를 막으려 A씨에게 여러 차례 통화를 걸었으나 닿지 않았다.
기 경위는 A씨가 조직단에 속아 다른 전화를 받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그에게 여러 차례 문자 메세지를 보냈다.
가까스로 메세지를 확인한 A씨는 기 경위에게 전화를 했다.
기 경위는 A씨에게 전화금융사기단의 사기 수법 등을 상세히 전했다.
A씨는 기 경위의 설득 끝에 천안휴게소에서 잠시 정차했다.
협조 요청을 받고 출동한 고속도로순찰대에게 자신의 휴대전화를 보여줬다.
그의 휴대전화에는 전화금융사기단이 심어 놓은 악성코드가 발견됐다.
A씨는 "범죄 피의자에 연루됐다는 생각에 평생 모은 수억 원을 한순간에 뺏길 뻔 했다"고 안도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화금융사기가 다양화하고 피해액도 커지는 만큼 모르는 문자메세지 링크는 접속하지 않아야 한다"며 "앞으로 광양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