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공무원, 상수도 '스마트미터 사업' 관련 통화 파일 언론 공개 '파장'행정지원과, 해당 공무원 좌천인사 아닌 정식 인사 '반박' 전북경찰청, 해당 공무원 다수 핸드폰 압수…수사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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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개봉한 황정민•류승범 주연의 '부당거래'란 영화에서 류승범은 검사로 나와 고급 술집에서 언론사 기자를 매수했고 2015년 개봉한 '내부자들' 주연 배우 백윤식은 언론사 주필로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준다.이처럼 국내 영화에서 언론사 기자는 자주 등장하는 단골 소재다. 하지만 기자와 공무원이 함께 출연해 누군가를 협박하는 스토리는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는다.하지만 전북 익산에서 영화 보다 더 영화 같은 사건이 실제 발생해 전국적인 '흥행몰이'를 예고하고 있다.경찰이 인사와 관련해 익산시청 공무원과 지역 언론인의 유착 정황을 포착해 시청과 해당 기자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본보 4월 23일자 경찰, 익산시·지역 언론인 압수수색 … 익산시장에게 인사 강요 혐의)인사에 불만을 가진 익산시 공무원이 익산 지역 기자와 공모해 정헌율 익산시장을 협박하려 했다는 의혹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경찰은 '강요미수' 혐의를 적용했으며 이를 바라보는 익산시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이틀 후인 25일 또 하나의 사건이 터졌다. 해당 공무원이 협박성 인사 청탁 의혹을 부인하며, 오히려 비서실장이 자신에게 특정 업체 제품을 구매하라고 부당한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을 하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지난 26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해당 공무원은 2022년 7월~2024년 1월까지 상하수도사업단에서 근무를 했고 올해 1월 좌천성 인사가 아닌 정기인사로 경로장애인과로 인사 이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당시 상하수도사업단은 2021년 부터 실시간 수도사용량을 확인하고 합리적 소비를 유도하는 상수도 '스마트미터 사업'에 본격 돌입했고, 이후 입찰 공정성 논란 끝에 1차는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W 업체와 2차·3차는 충남 천안에 있는 C 업체로 2022년 10월 업체 선정을 마무리 했고, 이후 2023년 3월 준공되면서 본격가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원격검침 단말기와 익산시 원격검침시스템 플랫폼과의 호환성 여부 문제가 발생하면서 주민들 민원은 빗발쳤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려는 비서실장과 해당 공무원 간 통화음성 내용이 언론에 공개돼 논란에 휩싸였다.비서실장은 "구체적으로 수도권에 있는 F 업체는 전주에 서비스센터가 구축돼 있어 호환성 해결을 위해 소량이라도 해당제품 구매를 알아봐 달라는 취지로 말했다"며 "실제 구매는 예산 등의 문제로 이뤄지지 않았고, 부당한 지시라고 판단됐으면 즉각 반발을 했어야 하지 않느냐"며 따져 물었다.문제는 올해 1월 초 정기인사 때 해당 공무원이 경로장애인과로 인사 이동 후 지난해 11월 수도 미터기 단말기를 특정 업체에서 구매하라고 지시했던 녹음파일을 거론하며 강력하게 원직 복귀를 요구하며 협박을 했다. 이후 3월에 다시 찾아와 사과와 용서를 빌었다는게 비서실장의 주장이다.비서실장과 공무원 간 '단순 해프닝'으로 마무리 됐으면 '얼마나 좋을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해당 공무원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에 있어 입장을 이야기 할 수 없다. 조만간 경찰 수사도 받아야 한다"며 신중함을 보였다.필자는 해당사건을 수사중인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관계자에게 '압수한 공무원 핸드폰 숫자'를 물었더니 반부패 관계자는 '핸드폰 숫자는 확인해 줄수 없다' 하지만 다수의 핸드폰을 압수한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협박성 청탁 의혹과 부당한 지시 의혹이 첨예하게 맞서며 진실공방을 둘러싼 경찰 수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