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순천·구례지역에 뒤늦게 찾아온 맹추위가 이어지면서 겨울과 이른 봄철 명물인 고로쇠 수액 채취가 늦어져 생산자들이 울상이다.
바닥을 치던 고로쇠 수액 채취량은 뒤늦게 늘어났으나 생산자들으 제철을 놓친 탓에 판로를 고민해야 하는 처지다.
광양백운산고로쇠약수영농조합은 올해 설(1월29일)을 겨냥해 지난해보다 5일 이른 1월15일부터 고로쇠 수액을 출하했다.
하지만 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출하 초기 채취량은 예년의 30% 수준에 그쳤다.
이달 들어서야 뒤늦게 늘어난 생산량에 이제는 판로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고로쇠 수액은 늦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1월 말에서 3월 중순이 제철로 인식돼 주로 팔린다.
이 기간이 지나면 소비 심리가 약해져 잘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수액은 뒤늦게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첫물'이지만, 판매 시기상으로는 '끝물'인 셈이라고 조합 측은 아쉬워했다.
이에 생산자·마을·조합 등은 단위별로 회의를 열어 판매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수액을 수매하는 농협 하나로마트에서는 1.5ℓ 들이 12병이 담긴 1상자를 사면 1병을 추가로 제공하다 최근에는 2병까지 증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할인도 검토했지만, 내년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산자들의 판단에 증정 행사로 선회했다.
고로쇠 동동주를 만들거나 수액을 졸여 나온 진액으로 고추장을 담그는 업체 등에라도 판매량을 늘리고 싶은 것이 생산자들의 마음이다.
서상원 광양백운산고로쇠약수영농조합 대표는 "며칠 춥다가도 며칠 따뜻해야 하는데 올해는 추운 날이 계속돼 생산량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며 "물이 너무 적게 나와 고민하다 이제는 채취한 수액을 팔 수 없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로쇠 수액은 과거 뼈에 이로운 물이라는 뜻에서 '골리수(骨利水)'로 불렸으며 도선국사가 고로쇠 수액을 마시고 굽었던 무릎을 폈다는 설화가 전해지기도 한다.
전국 최초로 산림청 지리적표시제에 등록된 백운산 고로쇠 수액은 2023년 93만800ℓ, 지난해에는 90만6000ℓ를 생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