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김밥 등 김 수출액 1조원 시대를 맞아 인류 최초로 김을 양식한 광양 김 시식지(해은문)가 주목받고 있다.
김밥·김부각·김스낵 등 한국인의 식탁을 넘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김을 인류가 생산의 영역으로 확장한 것은 4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병자호란 당시 의병으로 활약했던 김여익은 조정이 청과 굴욕적 화의를 맺은 것을 통탄하며 광양 태인도에 은둔하던 중 해초가 바다에 떠다니는 나무에 걸리는 것을 목격했다.
이에 착안한 김여익은 1643년 강과 바다가 만나는 기수역인 태인도의 이점을 살린 섶꽂이 방식의 양식법을 최초로 창안해 보급하면서 바다를 경작의 영역으로 확장했다.
수라상에 오른 김에 매료된 인조는 광양의 김여익이 진상했다는 말에 그의 성을 따 '김'이라 부르도록 했다는 스토리는 듣는 이의 흥미를 끈다.
광양시 김시식지1길에는 인류 최초로 김 양식법을 창안한 김여익의 공과 그 역사를 기리는 광양 김 시식지가 있다.
광양 김 시식지는 김역사관·유물전시관 등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는 문화관광해설사의 깨알 같은 안내와 함께 김의 역사와 유래, 제조 과정 등 김에 관한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알 수 있다.
매년 음력 10월이면 김여익의 후손들이 김 시식지 내 인호사에서 조상의 공을 기린다.
김의 풍작과 안녕을 기원하는 용지큰줄다리기는 300여 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
김성수 광양시 관광과장은 "자연의 영역을 생산의 영역으로 확장해 김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한 역사를 기리는 광양 김 시식지는 K-푸드 김을 최초로 양식한 창의 공간이자 김 수출 1조원 시대를 연 발원지"라며 "광양 김 시식지를 찾아 그 장소가 갖는 역사와 의미를 되새기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는 시간을 갖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광양 김 시식지는 설·추석 등 명절 당일을 제외하고 연중무휴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되며, 문화관광해설사의 깊이 있는 해설이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