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사림문화·영산강 고대문화 품은 함평 유산 2곳 지정 예고엄다리 제동고분, 5세기 후엽~6세기 전엽 영산강 유역 고대문화 간직이남오 군수 “체계적 보존하고 군민과 향유하는 역사문화 자원으로 활용”
  • ▲ 함평 자산서원 전경ⓒ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함평군 제공
    ▲ 함평 자산서원 전경ⓒ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함평군 제공

    함평군의 조선시대 사림문화와 영산강 유역 고대문화를 각각 보여주는 자산서원과 엄다리 제동고분이 시지정문화유산(기념물) 지정 예고 대상에 올랐다. 두 문화유산은 서로 다른 시대와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함평지역에 축적된 역사와 문화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함평군은 자산서원과 엄다리 제동고분이 지난 23일 시지정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됐다고 27일 밝혔다. 먼저 자산서원은 조선 중기 호남 사림을 이끌었던 곤재(困齋) 정개청(1529~1590)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서원이며, 1616년 처음 건립된 뒤 1679년 국가로부터 공식적인 사액을 받으며 사액서원이 됐다. 이후 정개청의 학문과 사상을 계승하는 공간이자 호남 유림의 활동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자산서원이 지닌 역사적 특징은 단순히 오래된 서원이라는 점에 그치지 않는다. 조선시대 정치적 변화 과정에서 다섯 차례에 걸쳐 훼철과 복설을 반복했고, 이러한 과정은 조선 후기의 정치 변화와 서원 제도, 지역 유림의 활동이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

    서원에는 정개청이 남긴 저술인 '우득록' 목판도 보존돼 있으며, '우득록' 목판은 1987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으며 정개청의 학문적 성과와 당시 호남 사림의 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 기록유산이다.

    엄다리 제동고분은 자산서원보다 훨씬 앞선 시기의 함평 역사를 보여준다. 5세기 후엽에서 6세기 전엽 사이 조성된 이 고분은 영산강 유역 마한 문화와 함평지역 고대 세력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유적으로 평가되며, 무덤의 외형뿐 아니라 내부 구조와 출토 유물이 함께 확인돼 당시의 장례문화와 사회구조를 연구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한다.

    특히 주목되는 유물은 무덤 내부에서 발견된 청동거울이며, 영산강 유역 옹관고분 가운데 옹관 내부에서 출토된 최초 사례로, 당시 함평지역 세력의 사회적 위상과 주변 지역과의 대외 교류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제동고분이 지닌 의미는 고대에만 머물지 않는다. 고분 주변에서 조선시대 태항아리가 확인되면서 고대 장묘 공간이 후대에도 의례적 의미를 지닌 장소로 인식되고 활용됐던 것으로 평가되며, 이에 따라 제동고분은 고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이어지는 역사적 연속성과 장소성을 함께 보여주는 유적으로 의미를 더하고 있다.

    함평군은 자산서원과 엄다리 제동고분이 각각 조선시대 호남 사림문화와 영산강 유역 고대문화를 대표하는 역사문화 자원인 만큼 이번 지정 예고를 계기로 체계적인 보존과 활용에 나설 계획이다.

    이남오 함평군수는 “이번 지정 예고를 계기로 함평군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군민과 함께 향유할 수 있는 역사문화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 함평 엄다리 제동고분 옹관묘 출토 청동거울ⓒ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함평군 제공
    ▲ 함평 엄다리 제동고분 옹관묘 출토 청동거울ⓒ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함평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