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인허가 자료 분석…1990년 통계 집계 이후 폐업 최다피해구제 신청 계약금액 2018년 이후 291억여원…업계는 실제 규모 더 클 것으로 추산정준호 의원“2개월 이상 선불 체육시설 보증보험 의무화·먹튀 업자 등록 제한 추진”
  • ▲ ⓒ정준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_전남광주 북구갑,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 ⓒ정준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_전남광주 북구갑,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국 헬스장 폐업이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장기간 이용료를 미리 낸 소비자들의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헬스장뿐 아니라 필라테스와 요가 등 생활 체육시설에서 할인 행사를 통해 선결제를 받은 뒤 갑자기 문을 닫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장기 선불 회원권에 대한 소비자 보호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정준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_전남광주 북구갑,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 행정안전부의 ‘생활 체력단련장업 인허가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5년 전국에서 폐업한 헬스장은 모두 577곳이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0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이며, 감염병 확산으로 실내 체육시설 운영에 어려움이 컸던 2020년 432곳과 2021년 404곳보다도 폐업 건수가 많았다.

    올해 들어서도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9월 중순까지 전국에서 문을 닫은 헬스장은 531곳으로 집계됐고, 전남광주 지역 역시 2021년 12곳이었던 헬스장 폐업이 2025년에는 32곳으로 늘었다. 사업장이 갑자기 문을 닫으면서 미리 이용료를 결제한 소비자가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 8월 전남광주 서구에서는 한 헬스장 업체가 대규모 할인 행사를 내걸어 2년 장기 회원권과 PT 이용권 등을 판매한 뒤 운영자가 잠적했고, 2024년 7월에는 광주 북구 문흥동과 광산구 우산동의 필라테스 업체들이 수강료 2억5000만 원 상당을 선결제로 받은 뒤 폐업해 수백 명의 회원이 피해를 입었다.

    소비자 피해구제 통계에서도 증가 흐름이 확인됐다. 정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에서 제출받은 ‘헬스장·필라테스·요가 피해구제 현황’에 따르면 피해구제 신청은 2021년 3224건에서 2025년 4328건으로 5년 사이 34% 증가했고, 2018년 이후 소비자들이 피해구제를 신청하며 적어낸 계약금액은 모두 291억 원을 넘었다.

    이 금액은 실제 피해가 최종 확정된 손실액이 아니라 피해구제 신청에 기재된 계약금액이다. 업계에서는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실제 고소나 소비자원 신고까지 이어지는 비율이 10% 미만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를 단순 적용하면 실제 피해 규모가 2910억 원 이상일 수 있다는 추산이 나오지만, 이는 신고율을 가정해 환산한 수치로 공식 피해액과는 구분된다.

    체육시설 유형에 따라 다른 규제체계도 소비자 보호의 사각지대로 지적됐다. 헬스장은 현행법상 신고 체육시설업에 해당해 시설기준을 갖춘 뒤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야 한다. 반면 요가와 필라테스는 별도의 체육시설업 신고 없이 영업할 수 있다. 정 의원은 이러한 차이를 악용해 필라테스로 사업자 등록을 해놓고 헬스장을 함께 운영하면서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회원을 모은 뒤 갑작스럽게 폐업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헬스장 산업을 둘러싼 소비환경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출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5년 8월 국내에 출시된 비만치료제 마운자로 처방전은 최근 1년 사이 223만 건을 넘어섰고, 출시 당시 1만8000 건이던 수요는 올해 7월 40만 건으로 증가했으며, 처방을 받은 연령층 가운데 30~40대가 65%를 차지한 것으로 의원실은 분석했다.

    여기에 러닝과 등산, 클라이밍 등 체험형·커뮤니티 중심 운동이 확산되면서 운동 소비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의원실은 비만치료제 확산과 운동 트렌드 변화 등이 헬스장 이용 수요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으며 향후 업계 폐업 문제와 소비자 피해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정준호 의원은 “헬스장 폐업이 역대 최고라는 것은 선불 회원권 소비자들이 그만큼 피해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는 것” 이며 “피해자들이 고소·수사의 부담으로 신고를 포기하는 심리를 악용해, 한 지역에서 회원을 모아 폐업하고 다른 지역에서 다시 문을 여는 방식으로 개업과 폐업을 반복하는 '먹튀' 사기가 전국에서 조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개월 이상 이용료를 선불로 받는 체육시설업자에 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먹튀’ 업자에 한해 일정 기간 동안 체육시설업의 등록을 제한하는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